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 윤동주 「새로운 길」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
이제 같은 길로 접어듭니다.
저희의 첫걸음을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윤동주 「새로운 길」(1941) · 저작권 만료 — 1945년 작고 · 원문 확인
윤동주가 스물한 살에 쓴 시예요. 길을 걷는 장면으로 시작해 "같은 길"로 넘어가는 흐름이 자연스러워요.
즐겁고 아름다운 일은 양(量)이 많을수록 좋은 것입니다
— 한용운 「사랑의 측량」
기쁜 일은 나눌수록 커진다고 믿습니다.
저희 두 사람의 가장 기쁜 날에
소중한 분들을 모십니다.
한용운 「사랑의 측량」(1926) · 저작권 만료 — 1944년 작고 · 원문 확인
시집 『님의 침묵』에 실린 시의 첫 줄이에요. 왜 초대하는지를 한 줄로 대신해 줘요.
당신의 사랑은 당신과 나와 두 사람의 사이에 있는 것입니다
— 한용운 「사랑의 측량」
둘 사이에만 있던 마음을
이제 여러분 앞에 내어놓습니다.
오셔서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용운 「사랑의 측량」(1926) · 저작권 만료 — 1944년 작고 · 원문 확인
"둘 사이"라는 말이 예식에서 약속을 공개하는 장면과 이어져요.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 한용운 「나룻배와 행인」
서로의 나룻배가 되어
깊은 물도 함께 건너가겠습니다.
저희의 약속을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용운 「나룻배와 행인」(1926) · 저작권 만료 — 1944년 작고 · 원문 확인
원래는 오지 않는 이를 기다리는 시예요. 첫 두 줄만 따 오면 서로를 건네주는 사이라는 뜻으로 읽혀요.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그런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며 살겠습니다.
봄볕 좋은 날, 저희 두 사람의 시작에
함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1930) · 저작권 만료 — 1950년 작고 · 원문 확인
봄 예식 청첩장에. 두 줄 다 "같이"로 끝나 리듬이 살아요.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고운 봄 길 위에서
저희 두 사람이 평생을 약속하려 합니다.
귀한 걸음으로 축복해 주시면
더없는 기쁨으로 간직하겠습니다.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1930) · 저작권 만료 — 1950년 작고 · 원문 확인
1연 전체를 실은 형태예요. 인용이 길어 이름·날짜 블록과 사이를 넉넉히 두는 편이 좋아요.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 같이 아실 이
— 김영랑 「내 마음을 아실 이」
그런 사람을 만났습니다.
이제 평생을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저희의 약속을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영랑 「내 마음을 아실 이」(1931) · 저작권 만료 — 1950년 작고 · 원문 확인
원 시는 그런 사람을 아직 만나지 못한 마음을 노래해요. 만난 뒤의 인사말로 옮기면 뜻이 자연스럽게 뒤집혀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오래 기다린 봄이 왔습니다.
저희 두 사람의 봄날에
함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1934) · 저작권 만료 — 1950년 작고 · 원문 확인
원 시는 꽃이 진 뒤의 설움까지 노래해요. 앞 두 줄만 따 오면 오래 기다린 끝이라는 뜻으로 읽혀요.
장미의 술 속에 나비 벌 취하고
끊인 사람의 실줄은 맺어지리
— 윤곤강 「기다리는 봄」
긴 겨울 끝에 저희 두 사람의 실줄이 맺어집니다.
추운 날 귀한 걸음 하시어
따뜻한 마음으로 축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윤곤강 「기다리는 봄」(1948) · 저작권 만료 — 1949년 작고 · 원문 확인
겨울 예식 청첩장에. 시의 마지막 두 줄이라 인용만으로도 마무리가 돼요.
보고 싶은 마음
호수(湖水)만 하니
눈 감을 밖에.
— 정지용 「호수 1」
말로는 다 못 할 마음으로
두 사람이 평생을 약속합니다.
그 자리에 함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지용 「호수 1」(1930) · 저작권 만료 — 1950년 작고 · 원문 확인
여섯 줄짜리 짧은 시의 뒷연이에요. 그리움의 크기를 호수에 빗댄 대목이라 인용만으로도 마음이 전해져요.
얼골 하나 야
손바닥 둘 로
폭 가리지 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湖水)만 하니
눈 감을 밖에.
— 정지용 「호수 1」
그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한집에서 함께 살기로 했습니다.
저희의 시작을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지용 「호수 1」(1930) · 저작권 만료 — 1950년 작고 · 원문 확인
전문을 실은 형태예요. 여섯 줄뿐이라 인사말 맨 위에 통째로 두어도 길지 않아요.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졸음이 떠돌아라.
— 이장희 「봄은 고양이로다」
나른하고 다정한 봄날처럼
서로에게 편안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저희의 첫걸음을 축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장희 「봄은 고양이로다」(1924) · 저작권 만료 — 1929년 작고 · 원문 확인
들뜬 봄이 아니라 나른한 봄을 그린 연이에요. 담담한 분위기의 청첩장에 어울려요.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헤아려 봅니다.
해가 뜬 낮에도 촛불을 켠 밤에도,
가장 조용한 자리에서 당신을 사랑합니다.
How do I love thee? Let me count the ways.
I love thee to the level of everyday's
Most quiet need, by sun and candlelight.
—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Sonnets from the Portuguese 43
날마다의 조용한 자리에서 서로를 아끼며 살겠습니다.
저희 두 사람의 시작에 함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Sonnets from the Portuguese 43」(1850) · 저작권 만료 — 1861년 작고 · 한국어 번역 페이지시스터즈 · 원문 확인
큰 사랑이 아니라 매일의 사소한 필요를 말하는 구절이라, 오래 만난 두 사람의 청첩장에 잘 맞아요.
가진 것이 없어 꿈밖에 드릴 것이 없습니다.
그 꿈을 당신의 발밑에 펴 두었습니다.
부디 사뿐히 밟아 주십시오.
But I, being poor, have only my dreams;
I have spread my dreams under your feet;
Tread softly because you tread on my dreams.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He Wishes for the Cloths of Heaven
서로의 꿈을 조심스럽게 밟으며 살겠습니다.
저희의 약속을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He Wishes for the Cloths of Heaven」(1899) · 저작권 만료 — 1939년 작고 · 한국어 번역 페이지시스터즈 · 원문 확인
시의 마지막 세 줄이에요. 두 사람이 서로에게 무엇을 내어놓는지를 말하는 인사말로 이어져요.
함께 있되 사이를 두십시오.
그 사이로 하늘의 바람이 춤추게 하십시오.
But let there be spaces in your togetherness,
And let the winds of the heavens dance between you.
— 칼릴 지브란 The Prophet
가까이 있되 서로를 가두지 않는 부부가 되겠습니다.
저희 두 사람의 약속을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칼릴 지브란 「The Prophet」(1923) · 저작권 만료 — 1931년 작고 · 한국어 번역 페이지시스터즈 · 원문 확인
『예언자』의 결혼에 관한 장에서 가져왔어요. 예식 주례사에도 자주 인용되는 구절이에요.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 잔으로 마시지는 마십시오.
서로에게 빵을 나누어 주되 같은 덩이에서 떼어 먹지는 마십시오.
Fill each other's cup but drink not from one cup.
Give one another of your bread but eat not from the same loaf.
— 칼릴 지브란 The Prophet
서로를 채워 주면서도 각자로 온전한 두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 시작을 함께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칼릴 지브란 「The Prophet」(1923) · 저작권 만료 — 1931년 작고 · 한국어 번역 페이지시스터즈 · 원문 확인
둘이 하나가 된다는 흔한 표현 대신 쓰기 좋아요. 각자의 일을 이어 가는 두 사람에게 잘 맞아요.